주식 시장의 파생상품으로 알려진 선물과 옵션.
이 상품들은 그 위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꺼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당장 선물이나 옵션은 최소 거래 금액이 꽤 높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선물의 경우에는 ETF로, 옵션의 경우에는 ELW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매수만 할 수 있고 매도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반쪽짜리 대체상품이다.
이 상품들을 소개하거나 투자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작성한 글이 아니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_-);;
한때 옵션 투자를 해 본적이 있는데,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꽤 많은 손실을 보고 옵션 투자를 접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간에 가끔은 꽤 수익을 봤던 적도 있는데, 그 때에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과연 이 수익은 무엇일까?"
내가 이 수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1) 위험을 감수한 댓가
2) 이만큼이라도 시장을 읽을 수 있도록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한 걸과)
3) 그냥 재수
1)은 아닌것 같았다.
당시에 나는 매일매일, 매 순간순간마다 위험을 감수했다. 진입을 하는 순간부터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온통 위험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수익보다 손실을 봤다.
2)도 어쩌면 맞을지 모르지만 위의 1)과 마찬가지로 그 공부와 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지니 수익도 더 높아져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적어도 그 기간동안은 그래 보였다.)
3)만 남았으니 그냥 운이 좋았다고 해야할 것 같았다.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났다.
그리고 최근의 시장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때 처럼 공포스러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하락하는 시장에서 마구 떨어지는 평가액을 그냥 바라보기 보다는 파생상품으로 약간의 보상을 받아보려하고 있다.
딱히 더 공부를 하지도 않았으니 지식이나 실력이 더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한번의 경험이 더 쌓여서인지 조금은 차분하게 보이기도 한다.(그게 수익과 연결되지는 않지만....ㅠㅠ)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 때의 고민했던 답이 보였다.
답은 1) 위험을 감수한 댓가였다.
특히나 옵션은 그랬다.
옵션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매매가 체결되는 순간부터 위험이 뛰어든 것이고, 거래의 쌍방의 수익은 정확하게 손실과 일치한다.
즉, 한사람이 손실을 봐야 반대편이 수익을 얻는다.
두사람이 서로 반대되는 내기를 걸었고, 이제 그걸 판결해 주는 사람은 시장이다.
시장의 판결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난다.
누군가 수익이 났다면, 그만큼 누군가는 손실이 났고, 그걸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양쪽 모두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양측의 승부는 매우 짧은 시간동안 유효하다.
사실 옵션의 실체는 "시간"을 상품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옵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잃어간다.
아마 대부분의 옵션 매수자들은 만기가 1개월 이내인 상품을 매매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한번쯤은 당일 매매를 넘기는 오버나잇을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멘붕에 빠질 것이다.
단지 하룻밤을 지냈을 뿐인데 -30%를 기록하는 경우도 허다하니 말이다.
대부분의 좋은 수익 모델은, 시간이 돈이 벌어주는 모델이다.
시간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은 틀림없이 시간이 돈을 벌어주는 모델이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항상 돈을 벌어주지는 못하지만, 길게 보면 언제가는 벌어주며, 그게 결국은 시간이 벌어주는 셈이다.
더 좋은 것은, 건물주가 되어 꼬박꼬박 월세를 받거나, 온전히 시간으로 이루어진 '옵션'을 판매하는 것이다.
단, 급격한 쏠림으로 인해 흔들리는 심리를 붙잡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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