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0일 금요일

머리가 좋다는 칭찬은 하지 마라?

최근에 본 강연, 혹은 아동 심리 실험 결과 등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주어진 문제를 푸는 아이에게, 머리가 좋다는 칭찬과 문제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나누어서 해 주었더니, 그 아이들이 이후에 보인 반응들이 사뭇 달랐다.

어려운 문제를 다시 내 준고 난 후에, 문제의 풀이법과 다른 학생들의 점수 두가지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하라고 하자, 그 선택이 칭찬의 내용에 따라서 완전히 갈렸다는 것.

머리가 좋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문제의 풀이법을 선택한 것.

https://youtu.be/X4l-Q8aMW4M

이것만 보고는 선뜻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소녀의 고민을 듣게 되었다.

http://program.sbs.co.kr/builder/endPage.do?pgm_id=22000007274&pgm_mnu_id=32106&pgm_build_id=9001&contNo=22000172832

우연히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를 접한 뒤에, 짧은 기간의 훈련으로 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된 소녀.

하지만 이 우승 이후로 부모의 기대는 한껏 치솟아 당구천재라며 본격적인 훈련을 시키지만, 정작 이 소녀는 당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뿐 아니라 거부감까지 가지게 되었다는 것.


이 두가지 프로그램을 보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머리가 좋다는' '천재다'라는 칭찬은, 이미 타고난 것,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그런 칭찬을 들은 본인은 항상 그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앞서의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나와 비교함으로써 내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이 다른 학생들의 '것'과는 얼마나 더 나은지 비교하기를 원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만일 몇번의 확인 과정을 거쳐서 나의 그것이 비교적 낫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새로운 상대를 접하게 되면 끊임없이 비교를 하려고 할 것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발휘하려고 할 뿐, 그것이 노력을 통해서 더 강해지고 발전한다는 이미지는 갖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더 나은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애초에 소유한 '것'의 차이이므로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내가 노력해서 나의 '것'이 더 커지고 나아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몇번의 확인 과정에서, 나의 '것'이 그다지 낫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결과는 더욱 나쁘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내가 이미 소유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잘것 없음이 밝혀졌다면?
이 경우에느 노력을 통해서 발전하거나 더 성장하리라는 상상을 할 수는 없고, 내가 가진 것을 잘못 알고 있는 부모의 기대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고...


결국은 잘못된 이미지로 인해, 주어진 재능만큼이나 소중한 노력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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