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금전적) 빈곤이 사람을 참 좀스럽게 만든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가족간에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각출하는 축하금을 내면서 느끼는 그 아까움이라니.
각출을 하는 인원은 원래의 가족 구성원에서 2명이 빠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 일심동체라서, 미국으로 시집을 간 누이동생은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이다.
이 경우는 일단 제외를 하고 나서도 나머지의 경우엔 심한 불평등이 존재한다.
큰 누이네 가족은 모두 4명, 둘째 누이네 가족은 모두 2명.
하지만 큰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1명, 둘째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도 1명.
내가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모두 12명으로,
아버지, 어머니, 큰 누이, 큰 매형, 큰 누이 첫째 조카, 큰 누이 둘째 조카, 둘째 누이, 둘째 누이 조카, 작은 누이, 누이 동생, 누이 동생 매제, 누이 동생 조카.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10만원을,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을 축하금으로 준다.
1년 합계 70만원.
그리고 내게 축하금을 주는 사람은 4명으로,
아버지, 큰 누이, 둘째 누이, 작은 누이.
아버지께서는 10만원,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씩.
1년 합계 25만원.
한달 식비 10만원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정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몇번을 하곤 하는데, 45만원이면.....
애초에 나갈 돈으로 정해져 있으니 공과금이나 건강보험료처럼 그냥 세금 낸다 생각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래도 문득 문득 계산해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어디서 줄일 수 없을까 생각하다 보면, 자꾸 한번씩 쳐다보게 된다.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면 답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 썩 반기지도 않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축하한다는 문자도 보내지 않는다.
물론 축하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내게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라도 보낸 횟수는 지금껏 5번이 안된다. 한번도 안보낸 사람도 있고....
참 우습지.
생각해보면 참 아무것도 아닌 액수의 돈인데,
이걸 낼까 말까 고민하는 내가 참 좀스럽지 않은가.
그럴수록 고민하다보면 내 처지가 더욱 한심스러워진다.
한가지만은 배웠지.
어느 누구도 이렇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축하금을 낸다는게,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만약 누군가 그런 사람을 본다면 마땅히 칭찬해 주어야 하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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