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 친구들 가운데 K는 겁이 없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자기 주장이 강하고 - 너무 강해서 고집불통이긴 하지만 -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딱히 그의 주장이 옳다기 보다는, 그가 너무 자기 확신에 차 있기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고교때 우리 학교의 특화 종목은 핸드볼이었는데, 간혹 반대항 시합을 할 때면 K는 자주 골키퍼를 하곤 했다.
핸드볼은 그냥 체육 시간에 잠깐 배우는 정도의 종목이니 대표 선수가 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골키퍼라면 여러모로 더 부담스러운 포지션이 아니겠는가?
이런 이력들을 가만 생각해보니, K라는 친구가 참으로 겁이 없는 친구구나 생각이 들었다.
사회인이 되어서도 비교적 자주 모임을 갖는 편인데, K의 행동이 조금 묘하다는 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임의 장소를 슬며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바꾸곤 하는데, 그게 특별히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자신이 원해서 바꾸었다는 사실을 끝까지 부인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아직도 이해 불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열등감의 한 모습.
언젠가 모임의 장소가 중간에 변경되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K가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만나서 네가 변경했냐고 묻자 발뺌...)
K가 변경된 모임의 장소와 시간을 알려 왔다.
문득 낮익은 장소라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방송에 소개 된 적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방송에 나온 집이로구나 하며 답 문자를 보냈더니 날라온 답장.
"난 전부터 알고 있었어."
헐....보통은 '전에 가봤었는데 뭐가 좋더라'거나 '방송 보고 가보고 싶었다'거나....가 통상인데....저 답 문자를 보고 있자니 K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이 번쩍 하고 느껴졌다.
고교때 친구들이 모두 공부에 열심이었던 부류인지라, 딱히 튀거나 하지는 않지만,
J는 여러 모로 활동적이고 부지런하고 외향적인 친구였다.
그래도 딱히 겁이 없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고, 그저 우리 부류처럼 몇가지 유아적 상처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어떤 두려움이나 열등감도 있겠지 생각했다.
(사실 내밀한 자신의 열등감은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알아도 입밖에 꺼내기가 매우 어려우니 친한 친구 사이라도 털어 놓기는 쉽지 않지 않은가?)
그런데 최근에 이 두려움이나 열등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니, 의외로 J라는 친구가 두려움이나 열등감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은 멀쩡한 직업을 가지고서도 벌써 노후에 대한 걱정, 자식들에 대한 걱정,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 친구는 그런 걱정이 거의 없어 보였다.
이게 무슨 두려움이나 열등감과 관계가 있겠냐 싶기도 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그에 따른 적극적인 대비는 당연한 것이고 그걸 안하는 게 문제가 아니냐 싶을텐데....
자세히 얘기를 하다보니 두려움을 갖는 친구들은 통상적인 수준의 불안에서 몇 단계씩을 더 나아가고 있었다.
즉, 나이가 들어서 직장을 은퇴하고, 건강이 약해져서 질병에 걸리고, 자식들이 장성해서 독립을 시키고하는 당연한 미래의 상황에, 불안이 더 많은 불안을 낳듯이, 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J라는 친구는 어찌 보면 방만할 정도로 현재만을 보고 있는 듯 했고, 굴지의 대기업 간부를 하고 있으면서도,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위와 권력에 대한 집착도 없다고 했다.
은퇴를 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보통의 사람으로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용기를 지닌 듯 보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오히려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가정엔 부인과 딸들 뿐이라서 그런지, 그 식구들의 최대 관심사는 외모여서 그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유별나게도 외모에 대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어느 정도의 수위를 넘어가자,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친구의 몸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거나, 외모에 대한 일장 연설을 늘어 놓은 일을 자주 보게 되었다.
또 다른 한가지는 무어라 딱 말하기 곤란한 면인데, 보통의 사람이라면 흔하게 보이는 것으로 넘길 수 있는데, 이 친구의 성격으로는 좀 의외였던 것이었다.
직장에서 부하 직원의 행동에 대해 좀 많이 답답했던 일이 있었는지, 그 사건에 대해 우리들에게 설명을 하고는 그 직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누구나 사회 생활 혹은 집단 생활을 하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에 대해서 상대방의 면전에서 혹은 뒷담화로 그 불만을 드러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듣고 보니 친구 J는 그 동안 유달리 타인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경우가 적었기에 의외였고, 어쩌면 내가 잘 모르던 친구의 두려움 한가지를 알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 J의 경우에는 두려움의 뿌리가 깊지는 않고 성인이 된 후에 심어진 두려움, 혹은 단기적으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부분일 가능성이 있으니 심각하진 않겠지만, 의외의 분야에서 친구의 두려움을 보게 되었다.
2016년 5월 20일 금요일
충격과 익숙해짐
좋고 나쁨을 떠나 충격적인 것들.
물건, 생각, 행위, 사건 등등....
처음에는 두려움과 공포 혹은 감탄과 신비로움 그리고 흥미
하지만 이 충격의 여파가 일정한 시간과 범위를 넘어 지속이 되면
사람들은 점점 이것에 익숙해지고 나름의 방식으로 수용을 하게 된다.
(어쩌면 반강제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생존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애플에서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에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며 불평을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스마트 폰 없는 세상을 상상도 못한다는 듯이 완전히 익숙해져 버렸다.
물건, 생각, 행위, 사건 등등....
처음에는 두려움과 공포 혹은 감탄과 신비로움 그리고 흥미
하지만 이 충격의 여파가 일정한 시간과 범위를 넘어 지속이 되면
사람들은 점점 이것에 익숙해지고 나름의 방식으로 수용을 하게 된다.
(어쩌면 반강제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생존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애플에서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에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며 불평을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스마트 폰 없는 세상을 상상도 못한다는 듯이 완전히 익숙해져 버렸다.
머리가 좋다는 칭찬은 하지 마라?
최근에 본 강연, 혹은 아동 심리 실험 결과 등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주어진 문제를 푸는 아이에게, 머리가 좋다는 칭찬과 문제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나누어서 해 주었더니, 그 아이들이 이후에 보인 반응들이 사뭇 달랐다.
어려운 문제를 다시 내 준고 난 후에, 문제의 풀이법과 다른 학생들의 점수 두가지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하라고 하자, 그 선택이 칭찬의 내용에 따라서 완전히 갈렸다는 것.
머리가 좋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문제의 풀이법을 선택한 것.
https://youtu.be/X4l-Q8aMW4M
이것만 보고는 선뜻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소녀의 고민을 듣게 되었다.
http://program.sbs.co.kr/builder/endPage.do?pgm_id=22000007274&pgm_mnu_id=32106&pgm_build_id=9001&contNo=22000172832
우연히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를 접한 뒤에, 짧은 기간의 훈련으로 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된 소녀.
하지만 이 우승 이후로 부모의 기대는 한껏 치솟아 당구천재라며 본격적인 훈련을 시키지만, 정작 이 소녀는 당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뿐 아니라 거부감까지 가지게 되었다는 것.
이 두가지 프로그램을 보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머리가 좋다는' '천재다'라는 칭찬은, 이미 타고난 것,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그런 칭찬을 들은 본인은 항상 그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앞서의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나와 비교함으로써 내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이 다른 학생들의 '것'과는 얼마나 더 나은지 비교하기를 원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만일 몇번의 확인 과정을 거쳐서 나의 그것이 비교적 낫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새로운 상대를 접하게 되면 끊임없이 비교를 하려고 할 것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발휘하려고 할 뿐, 그것이 노력을 통해서 더 강해지고 발전한다는 이미지는 갖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더 나은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애초에 소유한 '것'의 차이이므로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내가 노력해서 나의 '것'이 더 커지고 나아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몇번의 확인 과정에서, 나의 '것'이 그다지 낫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결과는 더욱 나쁘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내가 이미 소유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잘것 없음이 밝혀졌다면?
이 경우에느 노력을 통해서 발전하거나 더 성장하리라는 상상을 할 수는 없고, 내가 가진 것을 잘못 알고 있는 부모의 기대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고...
결국은 잘못된 이미지로 인해, 주어진 재능만큼이나 소중한 노력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은 아닐지....
주어진 문제를 푸는 아이에게, 머리가 좋다는 칭찬과 문제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나누어서 해 주었더니, 그 아이들이 이후에 보인 반응들이 사뭇 달랐다.
어려운 문제를 다시 내 준고 난 후에, 문제의 풀이법과 다른 학생들의 점수 두가지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하라고 하자, 그 선택이 칭찬의 내용에 따라서 완전히 갈렸다는 것.
머리가 좋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열심히 푼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문제의 풀이법을 선택한 것.
https://youtu.be/X4l-Q8aMW4M
이것만 보고는 선뜻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소녀의 고민을 듣게 되었다.
http://program.sbs.co.kr/builder/endPage.do?pgm_id=22000007274&pgm_mnu_id=32106&pgm_build_id=9001&contNo=22000172832
우연히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를 접한 뒤에, 짧은 기간의 훈련으로 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된 소녀.
하지만 이 우승 이후로 부모의 기대는 한껏 치솟아 당구천재라며 본격적인 훈련을 시키지만, 정작 이 소녀는 당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뿐 아니라 거부감까지 가지게 되었다는 것.
이 두가지 프로그램을 보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머리가 좋다는' '천재다'라는 칭찬은, 이미 타고난 것,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그런 칭찬을 들은 본인은 항상 그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앞서의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나와 비교함으로써 내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이 다른 학생들의 '것'과는 얼마나 더 나은지 비교하기를 원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만일 몇번의 확인 과정을 거쳐서 나의 그것이 비교적 낫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새로운 상대를 접하게 되면 끊임없이 비교를 하려고 할 것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발휘하려고 할 뿐, 그것이 노력을 통해서 더 강해지고 발전한다는 이미지는 갖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더 나은 상대를 만나게 되면, 애초에 소유한 '것'의 차이이므로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내가 노력해서 나의 '것'이 더 커지고 나아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만약 몇번의 확인 과정에서, 나의 '것'이 그다지 낫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결과는 더욱 나쁘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내가 이미 소유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보잘것 없음이 밝혀졌다면?
이 경우에느 노력을 통해서 발전하거나 더 성장하리라는 상상을 할 수는 없고, 내가 가진 것을 잘못 알고 있는 부모의 기대를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고...
결국은 잘못된 이미지로 인해, 주어진 재능만큼이나 소중한 노력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은 아닐지....
데미안의 알깨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그리고 항상 따라오는 구절, "태어나려고하는 자는 누구나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세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장애물, 선입견, 관습 등등 모든 것을 포함할 수 있다.
파괴하면 벗어나게 되지만, 타협하고 순응하면 안주하게 된다.
그럼 모든것을 파괴? 모두가 파괴?
나를 방해하는 것에 한해서만...
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면 깨트려야 할 필요성은 물론이고, 깨트려야 할 대상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우리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는 한겹이 아닐것이다.
물론 없을 수도 있으며 무수히 많은 껍데기가 겹겹이 둘러 싸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껍데기의 수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껍데기를 인식하는 지에 달렸다.
그리고 인식하고 난 후에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문제는 껍데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진짜 껍데기.
어쩌면 가장 안쪽에 있고, 가장 단단하고, 너무 자연스러운 껍데기.
껍데기인지 인식하기도 제일 어렵고, 깨트리기도 제일 어려우며, 그게 나를 옥죄었던 것인지 나를 안전하게 보호했던지 판단하기 어려운 그 껍데기 말이다.
대부분의 바깥쪽 껍데기는 외부에서 씌워준 것들이다.
부모님, 선생님, 관습, 윤리, 도덕, 법률 등이 일부는 반 강제적으로, 일부는 사회적인 계약이라는 명목으로, 일부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안쪽의 껍데기는 대부분 내가 만든 것이다.
자존심, 컴플렉스, 두려움...
그리고 항상 따라오는 구절, "태어나려고하는 자는 누구나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세계>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장애물, 선입견, 관습 등등 모든 것을 포함할 수 있다.
파괴하면 벗어나게 되지만, 타협하고 순응하면 안주하게 된다.
그럼 모든것을 파괴? 모두가 파괴?
나를 방해하는 것에 한해서만...
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면 깨트려야 할 필요성은 물론이고, 깨트려야 할 대상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우리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는 한겹이 아닐것이다.
물론 없을 수도 있으며 무수히 많은 껍데기가 겹겹이 둘러 싸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껍데기의 수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껍데기를 인식하는 지에 달렸다.
그리고 인식하고 난 후에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문제는 껍데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진짜 껍데기.
어쩌면 가장 안쪽에 있고, 가장 단단하고, 너무 자연스러운 껍데기.
껍데기인지 인식하기도 제일 어렵고, 깨트리기도 제일 어려우며, 그게 나를 옥죄었던 것인지 나를 안전하게 보호했던지 판단하기 어려운 그 껍데기 말이다.
대부분의 바깥쪽 껍데기는 외부에서 씌워준 것들이다.
부모님, 선생님, 관습, 윤리, 도덕, 법률 등이 일부는 반 강제적으로, 일부는 사회적인 계약이라는 명목으로, 일부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안쪽의 껍데기는 대부분 내가 만든 것이다.
자존심, 컴플렉스, 두려움...
물질에 쪼들려 마음까지 쪼그라드는 비참함
물질적(금전적) 빈곤이 사람을 참 좀스럽게 만든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가족간에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각출하는 축하금을 내면서 느끼는 그 아까움이라니.
각출을 하는 인원은 원래의 가족 구성원에서 2명이 빠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 일심동체라서, 미국으로 시집을 간 누이동생은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이다.
이 경우는 일단 제외를 하고 나서도 나머지의 경우엔 심한 불평등이 존재한다.
큰 누이네 가족은 모두 4명, 둘째 누이네 가족은 모두 2명.
하지만 큰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1명, 둘째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도 1명.
내가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모두 12명으로,
아버지, 어머니, 큰 누이, 큰 매형, 큰 누이 첫째 조카, 큰 누이 둘째 조카, 둘째 누이, 둘째 누이 조카, 작은 누이, 누이 동생, 누이 동생 매제, 누이 동생 조카.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10만원을,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을 축하금으로 준다.
1년 합계 70만원.
그리고 내게 축하금을 주는 사람은 4명으로,
아버지, 큰 누이, 둘째 누이, 작은 누이.
아버지께서는 10만원,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씩.
1년 합계 25만원.
한달 식비 10만원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정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몇번을 하곤 하는데, 45만원이면.....
애초에 나갈 돈으로 정해져 있으니 공과금이나 건강보험료처럼 그냥 세금 낸다 생각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래도 문득 문득 계산해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어디서 줄일 수 없을까 생각하다 보면, 자꾸 한번씩 쳐다보게 된다.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면 답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 썩 반기지도 않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축하한다는 문자도 보내지 않는다.
물론 축하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내게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라도 보낸 횟수는 지금껏 5번이 안된다. 한번도 안보낸 사람도 있고....
참 우습지.
생각해보면 참 아무것도 아닌 액수의 돈인데,
이걸 낼까 말까 고민하는 내가 참 좀스럽지 않은가.
그럴수록 고민하다보면 내 처지가 더욱 한심스러워진다.
한가지만은 배웠지.
어느 누구도 이렇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축하금을 낸다는게,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만약 누군가 그런 사람을 본다면 마땅히 칭찬해 주어야 하겠다는 것을.
가족간에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각출하는 축하금을 내면서 느끼는 그 아까움이라니.
각출을 하는 인원은 원래의 가족 구성원에서 2명이 빠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 일심동체라서, 미국으로 시집을 간 누이동생은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이다.
이 경우는 일단 제외를 하고 나서도 나머지의 경우엔 심한 불평등이 존재한다.
큰 누이네 가족은 모두 4명, 둘째 누이네 가족은 모두 2명.
하지만 큰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1명, 둘째 누이네서 축하금을 내는 사람도 1명.
내가 축하금을 내는 사람은 모두 12명으로,
아버지, 어머니, 큰 누이, 큰 매형, 큰 누이 첫째 조카, 큰 누이 둘째 조카, 둘째 누이, 둘째 누이 조카, 작은 누이, 누이 동생, 누이 동생 매제, 누이 동생 조카.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10만원을,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을 축하금으로 준다.
1년 합계 70만원.
그리고 내게 축하금을 주는 사람은 4명으로,
아버지, 큰 누이, 둘째 누이, 작은 누이.
아버지께서는 10만원, 나머지 사람들은 5만원씩.
1년 합계 25만원.
한달 식비 10만원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정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몇번을 하곤 하는데, 45만원이면.....
애초에 나갈 돈으로 정해져 있으니 공과금이나 건강보험료처럼 그냥 세금 낸다 생각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래도 문득 문득 계산해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어디서 줄일 수 없을까 생각하다 보면, 자꾸 한번씩 쳐다보게 된다.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면 답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 썩 반기지도 않는 느낌이 들어 이제는 축하한다는 문자도 보내지 않는다.
물론 축하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내게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라도 보낸 횟수는 지금껏 5번이 안된다. 한번도 안보낸 사람도 있고....
참 우습지.
생각해보면 참 아무것도 아닌 액수의 돈인데,
이걸 낼까 말까 고민하는 내가 참 좀스럽지 않은가.
그럴수록 고민하다보면 내 처지가 더욱 한심스러워진다.
한가지만은 배웠지.
어느 누구도 이렇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축하금을 낸다는게,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라는 것을.
만약 누군가 그런 사람을 본다면 마땅히 칭찬해 주어야 하겠다는 것을.
[도서]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분당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인데, 책의 제목에 크고 작은 글씨로 부가된 제목들이 꽤 많다.
서명은..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알프레드 아들러,
편역자 신진철
출판사는 소울메이트
아래는 이 책의 간략한 사진들
처음에는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라는 책을 찾다가, 그 책은 찾지 못한 대신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책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철저한 역서라면 어렵고 지겨워서 제대로 읽지도 못하겠지만, 너무나 간략화한 내용과 아주 단편적인 소(小)주제들의 나열 같은 논리적인 흐름의 부재가 마치 요점 정리를 해 둔 암기 노트 같다고나 할까?
중간 중간에 빠진 내용들이 무엇인지 작성자만이 알고 있기에 작성자에게 유용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난삽해 보이기 쉬운 그런 암기노트 말이다.
심지어 이렇게 내용을 간략화하다보니 책의 부피가 줄어들 것을 염려한 때문인지, 별 관련 없는 사진들과 널찍 널찍한 여백들이 거반이다.
그래도 내용은 많이 쉽게 풀어서 씌어져 있기에 가볍게 읽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부분들은 한번쯤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이 의미를 가지지 않나 싶다.
몇가지 단락이나 문자 가운데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을 여기에 추려 보았다.
(물론 순전히 주관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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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3 열등감을 겪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는 무엇인가?中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그 직업을 택할 걸." "그 남자와 싸울 걸."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언제나 만날 수 있다. 이런 말들은 모두 그 사람이 상당한 열등감을 겪고 있음을 알려 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열등감의 관점에서 그들의 말을 해석하면 의구심과 같은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의구심에 한번 빠진 사람은 언제나 의심하는 상태로 남게 되며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면 그는 아마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p.77 우월성을 향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中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공상에 만족하는 존재다. 특히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그렇다. 그들은 자신이 만든 공상 세계에 상당히 만족한다. 그들은 스스로 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로를 선택한다. 이 싸움을 피하고 도피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실제의 모습보다 더 힘세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거짓 위안을 얻는다.
p.84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과시적이라면 이는 열등감 때문이다.中
만약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과시적이라면 이는 열등감 때문이다. 즉 그 사람은 유용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 경쟁을 펼칠 만큼 스스로 충분히 강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그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사회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사회 속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며, 자신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모른다.
p.135 분노 역시 열등감 콤플렉스의 중요한 행동 표현 양식이다.中
어려움에 맞서 표현되는 가정 철저한 형태의 퇴보는 자살이다. 자살을 택한 사람은 삶의 모든 문제에 백기를 든 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한 신념을 표현한다. 자살이 언제나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복수라는 점을 깨달을 때, 우리는 자살도 우월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자살을 택한 사람은 항상 자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린다. 마치 이렇게 말하듯 말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극도로 잔인하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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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은..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알프레드 아들러,
편역자 신진철
출판사는 소울메이트
아래는 이 책의 간략한 사진들
좌측이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우측은 움베르토 에코의 <전설의 땅> |
저자와 편역자 소개 |
출판 정보 |
목차 |
목차 |
처음에는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라는 책을 찾다가, 그 책은 찾지 못한 대신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책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철저한 역서라면 어렵고 지겨워서 제대로 읽지도 못하겠지만, 너무나 간략화한 내용과 아주 단편적인 소(小)주제들의 나열 같은 논리적인 흐름의 부재가 마치 요점 정리를 해 둔 암기 노트 같다고나 할까?
중간 중간에 빠진 내용들이 무엇인지 작성자만이 알고 있기에 작성자에게 유용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난삽해 보이기 쉬운 그런 암기노트 말이다.
심지어 이렇게 내용을 간략화하다보니 책의 부피가 줄어들 것을 염려한 때문인지, 별 관련 없는 사진들과 널찍 널찍한 여백들이 거반이다.
그래도 내용은 많이 쉽게 풀어서 씌어져 있기에 가볍게 읽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부분들은 한번쯤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이 의미를 가지지 않나 싶다.
몇가지 단락이나 문자 가운데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을 여기에 추려 보았다.
(물론 순전히 주관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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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3 열등감을 겪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는 무엇인가?中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그 직업을 택할 걸." "그 남자와 싸울 걸."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언제나 만날 수 있다. 이런 말들은 모두 그 사람이 상당한 열등감을 겪고 있음을 알려 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열등감의 관점에서 그들의 말을 해석하면 의구심과 같은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의구심에 한번 빠진 사람은 언제나 의심하는 상태로 남게 되며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면 그는 아마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p.77 우월성을 향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中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공상에 만족하는 존재다. 특히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그렇다. 그들은 자신이 만든 공상 세계에 상당히 만족한다. 그들은 스스로 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로를 선택한다. 이 싸움을 피하고 도피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실제의 모습보다 더 힘세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거짓 위안을 얻는다.
p.84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과시적이라면 이는 열등감 때문이다.中
만약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과시적이라면 이는 열등감 때문이다. 즉 그 사람은 유용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과 경쟁을 펼칠 만큼 스스로 충분히 강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이것이 그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사회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사회 속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며, 자신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모른다.
p.135 분노 역시 열등감 콤플렉스의 중요한 행동 표현 양식이다.中
어려움에 맞서 표현되는 가정 철저한 형태의 퇴보는 자살이다. 자살을 택한 사람은 삶의 모든 문제에 백기를 든 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한 신념을 표현한다. 자살이 언제나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복수라는 점을 깨달을 때, 우리는 자살도 우월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자살을 택한 사람은 항상 자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린다. 마치 이렇게 말하듯 말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극도로 잔인하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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