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TV 방송에서는 갖가지 여론 조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언제나 나오는 항목이라면, 행복의 여부, 행복의 조건, 새해 소망 따위가 있다.
그 가운데 어떤 여론 조사의 결과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이 어떤지 묻는 항목이 있었으며,
여기에 대한 응답은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사람은 43%, 진보라고 답한 사람은 29%였다고 한다.
언제나 이런 여론 조사는 표본 집단, 질문의 정확한 내용과 순서 등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니 굳이 믿을 게 못된다고 생각한다.
저 수치 또한 어느 방송사였는지, 그리고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조차 장담을 할 수 없는데, 중요한 것은 저 수치가 아니다.
어떤 개인이 자신의 정치 성향을 판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서 기준 이상과 이하로 나누 듯이 명쾌한 것일까?
아닌 것 같다.
한 개인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정치적인 주제로 대화를 하거나, 혹은 정치와 관련된 주변 사람들의 말, 행동 양식을 관찰해 보고 그것을 자기의 경우와 비교해 본 후에, 내가 저 사람보다 보수적이다 혹은 진보적이다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듯 하다.
결국 자신이 접하게 되는 주변의 사람들과 이런 방식의 비교를 해 보고, 자신의 주변에는 자신 보다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면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며, 반대의 경우에는 보수적이러고 판단 할 것이다.
즉,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주변에 자신보다 진보적인 사람이 많다는 뜻이며,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주변에 자신보다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쉽고 흔한 예를 들자면, 대략 젊은 사람들은 자신을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며, 나이 든 사람들은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한 개인을 두고 보아도 마찬가자인 경우가 허다하다.
(동일인이 젊었을 때와 나이가 들었을 때에도 같은 식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 이유는 젊었을 때에는 주위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많으며, 나이가 들면 주위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나이든 사람은 대부분 기득권이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었기에 보수적이라는 말로 이것을 설명하면, 최근에 와서는 더욱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신, 젊은이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에 비교적 어려움이 적지만,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적응하기도 어렵게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적용한다면, 어째서 젊은이는 진보적인 경향이, 나이 든 사람은 보수의 경향이 강한지를 설명하는 데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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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나서도 찜찜한 글...
처음엔 보수나 진보가 상대적인 개념이고, 각 개인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스스로를 다르게 평가한다는 취지의 글을 쓰려고 했는데, 마지막의 예는 오히려 이런 논지를 흐려 버리고 말았다.
실상은, 나이 든 사람이 보수적이 되는 것은 자신보다 젊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며, 젊은 사람이 진보적이 되는 것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결국은 젊을수록 진보적이고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이 된다는 흔하디 흔한 논조의 글이 되어버렸다.
허허...결국 주의 사람들이 어떤지를 따져보지 않더라도, 한 개인의 성향은 그냥 젊었을 때는 진보적이었다가 나이가 들면 보수적이 된다는 얘기다.
단지, 그걸 설명하기 위해 사회적 지위니 경제적 안정이니 하는 소수에 국한된 설명을 할 필요는 없고, 그냥 나이가 들면 의욕도 사라지고 도전정신도 줄어들고....머 그러니까 구태여 설명도 필요 없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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