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인기를 끌었다던 건축학 개론을 어찌된 이유인지 아주 느즈막하게 보게 되었다.
겨우 케이블 TV에서 방영해 주는 걸로 보게 되었으니, 끝물에야 보게 된 셈이다.
그런데, 너무 보기가 힘들었다.
보는 내내 어찌나 눈물 콧물을 짜고 보았는지, 심지어는 어느 장면에선가는 일부러 채널을 돌리거나 외면해야 할 정도로...
웹툰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생도, 정작 웹툰으로는 본 적이 없었는데, 우연히 케이블 TV에서 방영해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20회 분량으로 제작된 모양이었는데 한번도 본방이 아닌 재방으로 보았지만, 후반부의 회차들은 여러분 눈물을 짜며 보았다.
이게 오리지널 웹툰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윤태호 작가는 참 어두운 사람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도 했더랬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왜 그리도 이 작품들은 힘이 들 정도로 눈물을 짜며 보게 되었는지...
틀림없이 특정 장면이나 상황들이 내가 겪었던 경험과 일치했으며, 그 때의 좌절과 절망이 되살아났음은 틀림 없다.
하지만 그 때의 내 감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좌절 혹은 절망이 공통적으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이고 치욕이고 분노였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아직도 이 경험들에 대해서는 다시 떠 올리는 것조차 두려워서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충격적인 사건을 망각하는 기억의 메커니즘이 자신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것이라는 것이 이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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