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의식의 변화와 자기 모순

앞서의 게시물에서 다룬 권력의 이동과 유사하게 한 개인의 의식에도 유사한 변화의 과정이 있는 듯 하다.

즉, 어렸을 때에는 주로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듣고 따르며 배우게 되는 관습과 규율들, 학교에서 배우는 일방적인 교육이 의식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해 나간다.

그러나 스스로 경험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 스스로의 힘으로 사유해서 모든 것을 의심해 보고 다시 자신의 지식을 검증하면서 깨닫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기존에 자신의 의식을 점유하고 있던 부분들과의 모순점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모순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서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를 깨우치는 순간이 오게 되고, 이 순간부터 의식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준비가 된다.

이는 흡사, [데미안]에 나오는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과도 같은 것이며, 새로운 탄생의 순간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이 자기파괴의 과정으로 보일 수 있으며, 파괴의 끝에는 새로운 자신의 탄생이 있을 것이나, 기꺼운 마음으로 이 과정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이런 과정의 끝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으며, 이 과정의 순간마다 자괴감에 몸부림을 칠 수 밖에는 없는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의 끝에 태어나는 나는, 내부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탄생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외형적으로는 전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이는 마치, 아들이 아버지의 권위를 온전히 무너뜨리고 난 후에, 다시 세운 아버지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존경>이라는 단어이지만, 그 기반은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바뀐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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