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권위의 몰락과 재평가

부모와 자식간의, 특히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는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양상에 특징이 있다.
이는 수컷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다수의 동물에서도 보이는 특징으로, 힘 또는 권력의 이동과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힘이 약해지는 구세력과 처음에는 미미했으나 점차 성장하는 신세력간의 관계는 자연적인 섭리를 따른다.

통상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1. 절대적인 권력자로서 절대적인 복종과 존경을 받는 시기
  2. 권위에 상처를 입으면서 서서히 복종과 존경이 약해지는 시기
  3. 힘의 역전에 의해 과거의 권위가 무너지고 도전을 받는 시기
  4. 도전에 대한 패배로 권위를 상실하는 시기
  5. 과거의 환상적인 권위에서 벗어난 후에 다시 평가를 받는 시기

이 과정에서 많은 부자간에 마찰이 일어나기도 하고, 간혹 평화적(?)인 정권이양이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권력의 이동에 대한 상호이해가 없으면 서로에게 많은 상처가 남는만큼,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고 기꺼이 받아들이였으면 한다.


과거의 유교사회에서는 효(孝)를 강조하여 이를 많이 억제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면에 묵시적으로 새로운 세대를 인정해주는 어떤 절차나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또한, 최근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훕보로 출마한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벌써 많은 시간동안 논란이 되어온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의 과정 또한 위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즉, 절대적인 권력을 앞세워 국가를 지도했던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세력들에 의해 이 권위에 대한 환상을 깨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환상이 깨지고 나면 틀림없이 새로운 평가가 내려지리라 본다.
모든 공(功)을 무시하려는 도전이 아니라, 맑은 눈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기 위한 자기 성찰의 과정으로 본다면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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