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1일 목요일

선(善)의지

칸트의 선의지에 대해 고등학교때 배웠던 기억이 남아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간혹 드는 생각이 "순전하게 선한 것은 선의지 뿐이다"라는 것입니다.

칸트의 선의지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으니 비교하거나 하지는 않겠습니다.

얼마 후면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며, 몇몇의 후보들이 아주 열심히들 선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현직에 계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왈가왈부하기엔 제가 아는 것이 부족하나, 어쩐지 느낌으로 아쉬운 점은 "착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무도 일국의 대통령이 갖추어야 하는 덕목으로 "선(善)"을 내세우는 경우는 보지 못했으나, 저 개인적으로는 "착하지 못한" 대통령이 참 아쉬웠던 기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의 후보로 나온 인물들에 대해서 "선(善)"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도 않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뭐라 판단할 수 없겠지만 선거를 하는 날까지 이 기준으로 판단해 보려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왜 "착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변명과 같은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 세상 일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좋은 의도로 좋은 정책을 시도해도 그 결과가 나쁜 경우가 있으며
    나쁜 의도로 나쁜 정책을 펴도 그 결과 오히려 좋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생각하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도, 세상에 나오는 순간 동전의 양면과 같이 두 얼굴이 되곤 합니다.
    결과로써의 선악은 아무도 알 수가 없으니, 그 의도만이라도 선한 의지에서 나오길 바랍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악한 결과가 아니라 악한 의도입니다.
    단지, 너무 포장에 능한 정치인들이라 악한 의도를 덮는데 능숙하니, 국민들은 그 의도를 알길이 없어 결과로부터 유추하기 때문에 의도가 무시되는 듯 보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대통령이 실무에 능하고 유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부엔 너무나 많은 공무원들이 있고, 그들 중 절대 대다수는 어려운 고시와 오랜 시간에 걸친 실무를 익히신 분들입니다.
    대통령이 실무를 잘 알아야 할 필요도 없도 알 수도 없습니다. 단지 적절한 판단을 도와 줄 수 있는 유능한 참모가 있다면 됩니다.
    대통령과 고위공직자는 큰 흐름을 결정하고 그 의지를 표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행정실무자들이 알아서 할겁니다.
    이런 큰 흐름의 결정이 "선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의지가 잘 전달이 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3. 세상 사람이 보다 착해지면 어떤 세상이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상반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착한" 지도자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착하면,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떨어지고 추진력이 없고... 복마전과 같은 정치판에서 살아남지도 못하리라는 생각 때문인 듯 합니다.
    우선 "착하다"와 상대적인 의미는 "악하다"이지 '우유부단', '추진력결여'은 아니니 따로 떼어서 판단할 영역이지 제레짐작할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단지 악인으로 넘쳐나는 정치판에서 어떤 모습이 될지는 정말 궁금합니다.
    그리고 "착한" 대통령을 뽑아서 여론이 수렴된다면, 그래서 다수의 국민들이 "착한"것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그래서 세상이 전 보다 "착해"진다면 어떤 세상이 열릴지 정말 궁금합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고대의 덕치(德治)에 대해 쓴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대표인 대통령이 아닌 정신적인 지주인 왕(王)에 대해 쓴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사회구성원 모두의 합의에 의해서 결정된 정치체계가 아니기에 나오는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고,
한편으로는 정신적인 스승이 부재한 시대 상황에서 나오는 방황의 단면일지도 모르고,
개인적으로 부족한 정신적 소양에서 말미암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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