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해진 영화
드디어 봤다.
헐리우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오스카 상 수상에 불만을 표한 이유도 알만 했다.
아시아 특별 전형이라거나 지역 균형 수상이라는 표현도 가능은 할 수 있겠구나 싶다.
영화는, 일단 재미는 있다.
마치 영화 스팅이나 오션스 일레븐처럼 잘 짜여진 사기극을 벌여가는 일가족의 능수능란함.
그리고 이들의 사기극이 탄로나지 않을까 계속 마음 졸이며 영화를 보게 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이런 긴장감을 유지시키며, 사기꾼 가족을 불안하게 만든 건 "냄새".
중반 이후에 영화의 반전이 시작되고 이후에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막장으로 치닫는 몰락.
그 몰락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는 안타까운 몸부림들.
신분 상승과 몰락
희망의 차오름과 절망의 차오름
짜릿한 오름과 아찔한 추락
감정의 오름과 내림이 현란한 영화다.
냄새, 햇빛, 물
중요한 요소들
많은 평론가들의 해설과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그렇게 들으니 참 오묘하기도 하며, 잘 짜여졌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서 나온 분석적 결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 관심을 받으면 더 놀랄만한 작품들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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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어느 평론가의 분석은,
가난하지만 웃고 있는 기택의 가족 vs 부유하지만 웃는 표정이 적은 박사장의 가족
개개인이 특출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난한 가족 vs 별 능력 없는 박사장의 가족
법을 어기고 사기를 밥 먹듯 치는 가난한 가족 vs 법을 지키는 부유한 가족
이렇게 기존의 선악, 빈부, 서민과 특권층의 프레임의 특징을 꼬아버려서 참신함과 불편함을 유발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꽤 재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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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니 종종 평론가들의 분석과 평가에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는데, 그건 그들이 너무 영화에 눈이 멀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반 관중은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본것만을 생각하고 느낀 것만을 얘기하는데, 평론가나 영화 관계자들은 그것 이전의 과정, 즉 제작의 단계부터 공감을 하는 듯 하다.
대체 이런 얘기를 어떻게 생각했으며, 이런 얘기를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나, 이 상황을 이렇게 보여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를 감탄하는 듯 하다.
음악으로 치자면, 일반인은 음악을 듣고 오 마음에 든다, 좋다, 혹은 별론데, 그냥 그렇군 이런 생각에서 머물지만, 같은 음악인 입장에서는 이런 멜로디 진행은 무엇과 비슷하니 평범하고 박자만 약간 변형을 준 것이네, 혹은 이런 멜로디 조합을 대체 어떻게 생각해 낸 것이냐, 이런 음의 조합이 이런 느낌을 주는 걸 어떻게 알고 만들었을까 이런 식으로 평하는 차이가 아닐까 싶다.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이런 걸 보고 아는 만큼 보이네, 일반인 눈에는 안보이는 거야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중문화란 대중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런지.
만약 그들이 말하는 그 경지에 이르렀을 때, 단순히 다르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희열의 요소가 있다면 그 경지가 대중에게도 필요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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