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와 질투는 비슷해 보이는 데, 과연 무엇이 다를까?
우연히 읽은 인터넷의 정보에 이런 것이 있었다.
시기는 envy, 질투는 jealousy
고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기와 질투에 대해서 구분을 하고 있었는데,
시기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느끼는 슬픔'
질투는 '누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느끼는 슬픔'
이라고 했다.
이 둘의 차이점은, 시기는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슬픈 감정이고, 질투는 '나'에 대해 느끼는 슬픈 감정이라는 것이다.
번역에 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들도 있다.
envy가 <시기>, jealousy는 <샘>으로 번역하고, 우리말의 질투는 시기와 샘을 다 아우르는 단어라는 것이다.
혹자는, 자주 사용되는 상황으로 구분한 경우도 있다.
질투는 주로 애정 - 특히 남녀간의 애정에 쓰이는 단어이고 시기는 그 이외의 상황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나 자신을 객관화 하게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 가는데,
그것이 조금식 연습이 되자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연 무엇이고,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굼금해 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보거나 듣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어떤 사람에 대한 잠깐의 소개(?)만을 접한 상황에서도 극적인 호불호(好不好)를 결정 짓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도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이상스러울만큼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고,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한 어떤 형식의 조우(遭遇)에도 기분이 좋지 않게 되는 것을 느꼈다.
과연 이런 감정은 왜 생기는 것일까를 고민하다보니, 그것이 잠재적인 시기와 질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사뭇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지만, 그가 자신의 영역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누구나 원하는 보편적인 가치(돈,명예,권력,권위)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보편적인' 시기나 질투를 느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 것이다.
너무 억지스러운 가정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저 나를 질투심/시기심이/시샘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면 더 쉬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서는 내가 종종 느끼게 되는 그 불쾌한 기분, 불안한 기분으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아직은 명확하게 내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지 못하였지만, 이 포스팅은 그 여정의 한 부분이며 언젠가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기와 질투에 관한 또 한가지 의문은, 아주 원초적인 감정일 듯한 이 시기와 질투가, 불교의 7정(七情) - 喜 怒 哀 樂 愛 惡 辱 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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