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면 특수효과가 난무하는 SF나 큰 화면으로 어울리는 스케일이 큰 종류를 좋아하기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 꽤 많은 입소문과 홍보로 호기심이 발동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장벽 같은게 있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명절의 연휴였을까, 그냥 주말이었을까, TV에서 방영해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무리 남자가 나이가 들면 여성 호르몬의 분비로 많이 감성적이 된다고는 하지만, 보는 내내 왜 그리 많이 울었는지...
참 힘들게 봤다. 극장에 가서 보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싶을 만큼 쿨쩍이면서....
아마도 사회 초년생이었던 즈음이었을 것이다.
TV 드라마는 지금도 거의 안보지만, 당시에 <남자대탐험>이라는 TV 드라마가 방영되었고, 이건 참 열심히 봤던 기억이 있다.
순수한 사랑, 현실의 장벽, 다른 선택, 헤어짐, 아픔...
어찌보면 흔할게 볼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한 청춘물의 드라마였는데, 재미있게도 봤고, 인기도 많았던 기억이다.
어느날 오래된 차 안에서, 예전에 사 두었던 이 드라마의 OST 테잎을 발견해서 참 반가와했는데, 유튜브에도 이 음악이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이 동영상에 달린 댓글 가운데, 이 드라마에 관해 요약해 놓은 것이 있었다.
참....이 댓글을 보고 있자니, 옛날 봤던 이 드라마의 줄거리들이 새록 새록 기억나고, 특히 영웅이가 여관방에서 직업 여성을 불러놓고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는 대목에서는....아마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공감할, 정말 쓰라린 기억이 아닐까 싶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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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주저리 주저리 장황하게 넋두리를 했지만, 위의 두 작품은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을 볼 때, 격하게 공감이 되는 건 그 만큼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의미이고, 또한 이런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다는 건 꽤 많은 수가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는 중년을 넘기는 나이가 되고 보니, 젊은 날과 같은 사랑의 감정이 생기기도 어렵겠지만, 저 시절과 같은 두근거림이 한때의 감정일 뿐, 영원할 수 없음도 알고 있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 나이가 되고, 저 작품들을 보면, 사랑의 감정에 대해 공감은 해도, 순간의 감정이란걸 알고 있어서인지 미소를 지으며 넘길 수 있는데....
실연의 아픔, 상실의 아픔은 왜 저 때보다 지금이 더 심한 것인지 모르겠다.
내 일이 아님에도, 그 상처와 좌절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다.
왜일까?
사랑의 기억보다 슬픔의 기억이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명확하게 각인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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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건축학개론에 대한 글을, 비슷한 감정으로 포스팅했었다.
http://re-unify.blogspot.kr/2014/12/blog-post_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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