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많은 충격을 받게 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옳은 것과 그른 것이라는 가치판단에 대한 것이다.
흔하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보고 사람들은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판단하려고 한다.
하지만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는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은 주관적인 가치 판단일 뿐이며 사건이나 상황은 그저 일어난 것, 혹은 유지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나고, 건물이 붕괴되고, 지진이 일어나고, 태풍이 몰아치고, 홍수가 나도 그저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유/불리에 처하게 되기도 하고, 그에 따라 옳으냐 그르냐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가급적이면 내가 접하게 되는 모든 사건과 상황을 이처럼 치우침 없이 바라 보고자 노력은 하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난 이상, 나와 남을 분리시키는 것은 본능과도 같으니, 치우침이 없다함은 다시 나와 남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가 하나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결국은 궁극적인 치우침의 소멸은, 인간이라는 존재와 모순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과연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까?
가령 두개의 서로 다른 단음(單音)을 듣고 어느쪽이 높고 어느 쪽이 낮다고 말하는 것은 옳은가 그른가?
높이가 다른 두개의 나무를 두고 어느 쪽이 크고 어느 쪽이 작다고 말하는 것은 옳은가 그른가?
두개의 색깔을 보고 어느 쪽이 밝고 어느 쪽이 어둡다고 말하는 것은 옳은가 그른가?
위의 사례만 보아도, 두개를 비교하여 상대적인 고저/대소/명암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상대적인 비교는 옳고 그름을 논할 필요가 없다.
단지 비교 대상 없이 하나만을 두고 절대적인 고저/대소/명암을 가리는 것은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간혹, 치우침 없이 본질을 보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옳고 그름이 분명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치우침이 없는 가치판단도 가능할까 라는 의심이 들고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건과 상황들에서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면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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