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인생을 보면 양초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타고난 길이가 각기 다른 양초,
그리고 누군가는 아주 미약하게 불꽃을 이어가며 조심스럽게 태우고,
누군가는 한번에 모두 태워버릴 기세로 열정을 태우기도 한다.
빠르건 늦건 간에 저 양초가 다 타게 되면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간혹, 다 태우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한 영혼들은,
타지 못한 양초만큼의 에너지가 남아 있어서 이승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쳐서
혹은 귀신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웃으면서 고문하기 (2)
앞서의 글과 같은 맥락으로, 아버지와의 거리감을 만든 원인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짐작되는 사건이 불현듯 기억났습니다.
때는 앞서에 비해서 상당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겠습니다.
아마도 12세 ~ 16세 즈음의 일들로 기억이 됩니다.
당시의 또래들에 비해 신체적인 발달이 조금 이르게 찾아온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변성기가 찾아온 것도, 음모가 나기 시작한 시기도 조금 일렀고 국민학교 6학년 즈음에 갑자기 키가 크기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형제라고는 없이 누이들 뿐이었던 저는 이런 일들에 대해 얘기를 나눌 상대가 없었기에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지 않았나 싶고, 어쩐 일인지 아버지와 이런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눈 기억도 없었습니다.
한참 자리기 시작하는 제 키는 누구나 알아 볼 변화가 되었고 이후에 한동안은 친척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아버지는 제 키를 화제로 삼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곤 흔히들 하는 대로 누군가와 키를 재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모님을 비롯해서 우리 가족은 키가 큰 사람이 없었고, 제 키도 1~2년 정도 부쩍 자라는가 싶더니 이내 자라는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또래들은 제가 클 때는 제자리 걸음을 하더니 저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 즈음부터 부쩍들 커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랄 때에는 또래들 사이에 키가 크는 것이 별 화제가 되지 않았고, 저의 성장이 주춤해 질 때에는 오히려 키가 크는 것에 대한 관심들이 주요 관심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억울하게도 전 그 화제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엇나간 타이밍은 아버지의 <키재기> 습관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뜩이나 일찍 멈춰버린 성장에 우울한 제 마음은 아랑곳 없이, 아버지는 이후에도 한동안을 <키재기> 시키곤 실망스러워 하곤 하셨습니다.
그 때에도 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길 꺼려했고, 참석해도 <키재기>의 불안에 떨었고, 그것이 현실로 다가올 때는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아버지는 예년에 그랬던 것을 잊으신 것처럼 새해에도 <키재기>를 반복했으며 그걸 제게 권할 때에는 예외없이 미소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이걸 쓰자니 참 많이 아픕니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기억을 한동안 되살리지 못했습니다.
아니 기억을 되살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버지와의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곳이 그렇게 싫었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때는 앞서에 비해서 상당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겠습니다.
아마도 12세 ~ 16세 즈음의 일들로 기억이 됩니다.
당시의 또래들에 비해 신체적인 발달이 조금 이르게 찾아온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변성기가 찾아온 것도, 음모가 나기 시작한 시기도 조금 일렀고 국민학교 6학년 즈음에 갑자기 키가 크기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형제라고는 없이 누이들 뿐이었던 저는 이런 일들에 대해 얘기를 나눌 상대가 없었기에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지 않았나 싶고, 어쩐 일인지 아버지와 이런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눈 기억도 없었습니다.
한참 자리기 시작하는 제 키는 누구나 알아 볼 변화가 되었고 이후에 한동안은 친척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아버지는 제 키를 화제로 삼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곤 흔히들 하는 대로 누군가와 키를 재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모님을 비롯해서 우리 가족은 키가 큰 사람이 없었고, 제 키도 1~2년 정도 부쩍 자라는가 싶더니 이내 자라는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또래들은 제가 클 때는 제자리 걸음을 하더니 저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 즈음부터 부쩍들 커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랄 때에는 또래들 사이에 키가 크는 것이 별 화제가 되지 않았고, 저의 성장이 주춤해 질 때에는 오히려 키가 크는 것에 대한 관심들이 주요 관심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억울하게도 전 그 화제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엇나간 타이밍은 아버지의 <키재기> 습관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뜩이나 일찍 멈춰버린 성장에 우울한 제 마음은 아랑곳 없이, 아버지는 이후에도 한동안을 <키재기> 시키곤 실망스러워 하곤 하셨습니다.
그 때에도 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길 꺼려했고, 참석해도 <키재기>의 불안에 떨었고, 그것이 현실로 다가올 때는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아버지는 예년에 그랬던 것을 잊으신 것처럼 새해에도 <키재기>를 반복했으며 그걸 제게 권할 때에는 예외없이 미소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이걸 쓰자니 참 많이 아픕니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기억을 한동안 되살리지 못했습니다.
아니 기억을 되살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버지와의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곳이 그렇게 싫었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2012년 11월 7일 수요일
뉴로맨서
어느 책이든, 그 나름의 가치는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큰 상을 수상했다면 무언가의 가치는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널리 읽히지 못한다면 그 이유도 있는 것이다.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바로 이런 책이다.
S.F., 환상문학, 사이버펑크 라는 분류에서는 나름의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책이지만, 문학 전체 혹은 소설이라는 분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8 Bit 개인용 컴퓨터의 게임으로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게임들에 비해 좀 색다른 구석이 많았고, 화려한 화면이나 컴퓨터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떨어졌고, 영어로 된 문장이 많이 나와 비영어권에서는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얼마전 대선 후보로 나온 안철수 후보가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사람이 윌리엄 깁슨이었고, 그 때에서야 비로소 그가 뉴로맨서의 저자라는 사실과 뉴로맨서라는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근의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음을 알고 대여하여 읽게 되었다.
뉴로맨서는 현재의 해커와 비슷한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인 주인공 케이스를 중심으로 한 얘기이다. 과거의 실수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더 이상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를 할 수 없게 된 그는 인공장기와 불법 클리닉이 성행하는 일본의 지바시에서 비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모를 사람에 의해 치료를 받는 대신 AI를 해킹해 줄 것을 강요당한다. 명령대로 따르면서 그 진짜 배후를 찾던 케이스는 진짜 배후는 윈터뮤트라는 AI가 자신을 제약하는 또 다른 AI를 해킹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또 다른 AI는 뉴로맨서라는 AI로 윈터뮤트와 함께 설계된 상호 보완/억제 체제였던 것. 그리고 이들 AI는 강력한 거대기업인 테시어 애시풀이라는 장막에 가려진 기업의 한 여인인 마리 프랑스에 의해 계획되었던 것이다. 테시어 애시풀은 매우 폐쇄적인 속성을 가졌고 그들만의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영원한 삶을 꿈꾸었고 냉동인간을 통해 초대 회장이 기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마리 프랑스는 이런 체계를 바꾸기 위해 AI를 설계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치 그 자신의 일족들과 자신을 닮은 듯한 두 개의 AI, 은둔하면서 지키고 유지하려는 뉴로맨서와 끈임없이 확장하고 바꾸려는 윈터뮤트를 설계했던 것이다.
뉴로맨서는 많은 영화에 모티브를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매트릭스(Matrix)와 터미네이터(Terminator)에,
기계의 인격화라는 측면에서는 블레이드런너(Blade Runner)와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에,
인공지능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인간들을 조정하는 부분에서는 이글아이(Eagle Eye)나 기프트(Gift)를 떠 올리게 된다.
그렇게 많은 영화에 모티브를 주었음에도 정작 자신이 영화화되지 못한 것은 이 작품이 가지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체, 제품, 시스템, 개념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령 매트릭스, 덱, 호소카와 오노센다이라는 시스템, 심스팀, 딕시라는 구조물, 중력우물, 자유계, 스트레이라이트라는 건축물 등등은 이 작품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부족해서 어떻게 이미지화 시켜야 할지 난감하게 만든다. 또한 그 점 때문에 처음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정리되지 않고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많아서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다음의 문제점은, 결국 이 작품이 사이버펑크로만 성공한, 일반 문학 작품으로는 평가절하를 받는 요인일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많은 갈등과 위기와 마주하게 되면서 드는 의문은, 전지적인 능력을 지닌 듯한 AI이지만 등장 인물들이 꼭 그것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가?이다.
비록 케이스는 최초에 클리닉에서 독소를 만들어 두었기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고, 그 외의 인물들에게서는 그런 당위성마저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결국에 다다른 마지막 최고조에서는 두 개의 AI의 대립 상황, 지키려는 뉴로맨서와 깨뜨리려는 윈터뮤트의 대립이지만, 읽고 있는 독자로서는 누가 이기고 지든 별로 달라질 것도 없고 무언가 커다란 비밀이 드러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된다. 결국 독자는 상황의 급박함이나 절박함을 전혀 공감할 수 없기에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런 감동이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모티브인, <인공지능의 자각>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되며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1984년 작품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획기적일 수 있는 많은 상상력의 산물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단점이다.
더욱이 큰 상을 수상했다면 무언가의 가치는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널리 읽히지 못한다면 그 이유도 있는 것이다.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바로 이런 책이다.
S.F., 환상문학, 사이버펑크 라는 분류에서는 나름의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책이지만, 문학 전체 혹은 소설이라는 분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8 Bit 개인용 컴퓨터의 게임으로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게임들에 비해 좀 색다른 구석이 많았고, 화려한 화면이나 컴퓨터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떨어졌고, 영어로 된 문장이 많이 나와 비영어권에서는 접근하기 쉽지 않았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얼마전 대선 후보로 나온 안철수 후보가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사람이 윌리엄 깁슨이었고, 그 때에서야 비로소 그가 뉴로맨서의 저자라는 사실과 뉴로맨서라는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근의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음을 알고 대여하여 읽게 되었다.
뉴로맨서는 현재의 해커와 비슷한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인 주인공 케이스를 중심으로 한 얘기이다. 과거의 실수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더 이상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를 할 수 없게 된 그는 인공장기와 불법 클리닉이 성행하는 일본의 지바시에서 비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모를 사람에 의해 치료를 받는 대신 AI를 해킹해 줄 것을 강요당한다. 명령대로 따르면서 그 진짜 배후를 찾던 케이스는 진짜 배후는 윈터뮤트라는 AI가 자신을 제약하는 또 다른 AI를 해킹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또 다른 AI는 뉴로맨서라는 AI로 윈터뮤트와 함께 설계된 상호 보완/억제 체제였던 것. 그리고 이들 AI는 강력한 거대기업인 테시어 애시풀이라는 장막에 가려진 기업의 한 여인인 마리 프랑스에 의해 계획되었던 것이다. 테시어 애시풀은 매우 폐쇄적인 속성을 가졌고 그들만의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영원한 삶을 꿈꾸었고 냉동인간을 통해 초대 회장이 기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마리 프랑스는 이런 체계를 바꾸기 위해 AI를 설계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치 그 자신의 일족들과 자신을 닮은 듯한 두 개의 AI, 은둔하면서 지키고 유지하려는 뉴로맨서와 끈임없이 확장하고 바꾸려는 윈터뮤트를 설계했던 것이다.
뉴로맨서는 많은 영화에 모티브를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매트릭스(Matrix)와 터미네이터(Terminator)에,
기계의 인격화라는 측면에서는 블레이드런너(Blade Runner)와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에,
인공지능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인간들을 조정하는 부분에서는 이글아이(Eagle Eye)나 기프트(Gift)를 떠 올리게 된다.
그렇게 많은 영화에 모티브를 주었음에도 정작 자신이 영화화되지 못한 것은 이 작품이 가지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물체, 제품, 시스템, 개념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령 매트릭스, 덱, 호소카와 오노센다이라는 시스템, 심스팀, 딕시라는 구조물, 중력우물, 자유계, 스트레이라이트라는 건축물 등등은 이 작품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부족해서 어떻게 이미지화 시켜야 할지 난감하게 만든다. 또한 그 점 때문에 처음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정리되지 않고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많아서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다음의 문제점은, 결국 이 작품이 사이버펑크로만 성공한, 일반 문학 작품으로는 평가절하를 받는 요인일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많은 갈등과 위기와 마주하게 되면서 드는 의문은, 전지적인 능력을 지닌 듯한 AI이지만 등장 인물들이 꼭 그것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가?이다.
비록 케이스는 최초에 클리닉에서 독소를 만들어 두었기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고, 그 외의 인물들에게서는 그런 당위성마저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결국에 다다른 마지막 최고조에서는 두 개의 AI의 대립 상황, 지키려는 뉴로맨서와 깨뜨리려는 윈터뮤트의 대립이지만, 읽고 있는 독자로서는 누가 이기고 지든 별로 달라질 것도 없고 무언가 커다란 비밀이 드러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된다. 결국 독자는 상황의 급박함이나 절박함을 전혀 공감할 수 없기에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런 감동이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모티브인, <인공지능의 자각>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되며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1984년 작품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획기적일 수 있는 많은 상상력의 산물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단점이다.
2012년 11월 5일 월요일
뉴로맨서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인 주인공 케이스는 배후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계획에 따라 모(謀) A.I.를 해킹하려고 한다.
그에게는 해킹에 필요한 호소카 시스템과 덱이 있으며, 과거에 자신의 스승이자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로 날렸던 딕시의 전자화된 두뇌 구조물이 있다.
전자침투방지(ICE, Intrusion Countermeasures Electronics)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해 새로 입수된 <쾅 급 마크11>을 두고 케이스가 딕시와 나누는 대화,
.....
케이스가 원터뮤트와 대면한 상황,
사이버스페이스에서 AI 윈터뮤트는 상대방이 알고 있는 인물의 형태로 나타나서 대화한다.
이번에는 장물아비인 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한 테시어 애시풀 가문에서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음성합성 기능을 가진 흉상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
윈터뮤트의 또 다른 한쪽인 뉴로맨서와의 대면
그에게는 해킹에 필요한 호소카 시스템과 덱이 있으며, 과거에 자신의 스승이자 사이버스페이스 카우보이로 날렸던 딕시의 전자화된 두뇌 구조물이 있다.
전자침투방지(ICE, Intrusion Countermeasures Electronics)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해 새로 입수된 <쾅 급 마크11>을 두고 케이스가 딕시와 나누는 대화,
"어쨌든 편리한 중국제 아이스브레이커를 손에 넣었어요. 일회용 카세트예요. 프랑크푸르트의 어떤 사람들에 의하면 이걸로 AI를 뚫을 수 있대요."
"물론 가능한 얘기야, 군용이라면"
"맞는 것 같아요, 딕시. 제 얘기를 들어 보시고 당신 빽으로 좀 도와주세요. 아미티지는 테시어 애시풀이 소유한 AI를 건드리려는 것 같아요. 본체는 베른에 있지만 리오에 있는 또 하나의 AI에 연결된 것 같아요. 리오에 있는 AI가 바로 맨 처음 당신을 죽게 만든 녀석이에요. 이것들은 콜로니 끝에 있는 테시어 애시풀의 본거지, 그러니까 스트레이라이트를 경유해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중국제 아이스브레이커를 이용해서 침투하는 거죠. 따라서 이 모든 쇼를 주관하는게 윈터뮤트라면 우리를 시켜서 그걸 뚫고 들어가려는 거예요. 그 녀석은 자기 자신을 습격하려는 거라구요. 그리고 스스로 윈터뮤트라고 자칭하는 무언가가 나와 손을 잡고 아미티지를 속이려고 하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기, 진짜 동기가 문제야. 인간이 아니라 AI의 동기 말이야." 구조물이 말했다.
"음, 맞아요. 그거야 확실하죠"
"틀려, 요점은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는 거야. 자네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라고. 날 봐. 나도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처럼 반응하쟎나.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
"잠깐만요, 혹시 의식이라는 거 있으세요?" 케이스가 말했다.
"글쎄 있는 것 같긴 해. 하지만 난 그저 롬 덩어리에 불과해. 이런 건 그 뭐냐, 철학적인 질문일 거야. 내 생각엔...."
끔찍한 웃음의 감각이 케이스의 척추를 타고 흘렀다.
"하지만 내가 자네에게 시를 써 줄 수는 없어. 이해하겠어? 하지만 그 AI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절대 인간은 아니지."
"그럼 우리로서는 그 녀석의 동기를 알 수 없다는 말인가요?"
"그 녀석은 자신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나?"
"스위스 국민으로 되어 있지만 기본 프로그램과 본체는 테시어 애시풀 소유예요."
"멋지군 그래. 이를테면 자네의 두뇌와 지식은 내 소유지만 자네의 생각은 스위스 국민이라는 건가. 좋아, AI에게 행운을." 구조물이 말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습격할 준비 중이라는 거죠?"
초조해진 케이스가 덱을 아무렇게나 두들기자 매트릭스가 흐려졌다가 다시 선명해졌다. 케이스는 시킴 철강 연합체의 분홍색 구체들을 보고 있었다.
"자율성이라는 허깨비, 그게 문제의 핵심이야. 이 AI의 관심은 거기에 있는 거지. 케이스, 내 생각이지만 자네는 그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 친구가 더 영리해지지 못하게 하는 물리적 족쇄를 끊게 될거야. 그렇게 된다면 모 기업의 행동과 AI의 행동을 어떻게 구분할 텐가? 아마 거기서 부터 혼란이 시작되겠지."
그리고 다시 웃음 아닌 웃음.
"자, 생각해 봐. AI란 녀석이 열심히 일하고 시간이 남아서 요리책을 쓴다든가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잠깐 동안이라도, 그러니까 1억분의 일초라도 더 영리해질 방법을 생각하는 순간, 튜링에서 녀석을 날려 버릴 거야. AI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지금까지 제작된 모든 AI는 이마에 연결한 산탄총을 내장하고 있지."
.....
케이스가 원터뮤트와 대면한 상황,
사이버스페이스에서 AI 윈터뮤트는 상대방이 알고 있는 인물의 형태로 나타나서 대화한다.
이번에는 장물아비인 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한 테시어 애시풀 가문에서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음성합성 기능을 가진 흉상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군도에서 통용되는 기준으로 볼 때 우리 일족은 오래된 축에 속합니다. 저택의 나선형은 그 연령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그 기호성은 안으로 침잠한다는 것, 즉 외벽 너머의 화려한 공간을 부정한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테시어 애시풀 가문은 중력 우물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자신들이 우주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자유계를 건설해 새로운 섬들의 부를 빨아들여, 부유해진 동시에 편협해졌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이라이트 안에 육체의 연장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자본의 뒤에 숨어서 스스로를 봉인하고 내부를 향해 성장하여 단절없는 자아의 우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스트레이라이트 저택에는 영상이든 아니든, 하늘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저택의 실리콘 중심부에는 작은 방이 있습니다. 전체 복합 구조 중 유일하게 직선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이곳에는 사치스러운 흉상이 평범한 유리 받침대 위에 놓여 있습니다. 백금으로 칠보 세공을 하고 천금석과 진주를 박은 물건입니다. 눈에 박힌 반짝이는 구슬은 합성 루비로 만든 배의 창에서 잘라낸 것입니다. 이 배는 테시어 가문의 첫 번째 인물을 중력 우물 밖으로 끌어올린 다음 애시풀의 첫 번째를 데리러......"
흉상의 얘기가 멈췄다.
"그 다음은?"
기다리다 못한 케이스가 물었다. 흉상이 대답해 줄 것 같아서였다.
"그게 전부야. 저기까지만 쓴 거야. 그땐 어렸거든. 저 물건은 기념비적인 터미널 같은 거야. 몰리가 시간에 맞춰 이리로 와서 어떤 단어를 말 해 줘야 해. 그게 중요하지. 여기에 대고 마법의 단어를 말 해 주지 않는다면 자네와 일직선이 그 중국제 바이러스를 타고 아무리 깊이 들어간다 해도 아무 소용없어." 핀이 말했다.
"그 단어란 게 뭐지?"
"몰라. 나라는 존재는 근본적으로 '모른다'는 사실에 의해 정의되는 건지도 모르지. 왜냐하면 알 수 있는 능력이 없거든. 그 단어를 모르는 존재, 그게 나야. 만약에 네가 그걸 알아내서 나에게 말해 준다 해도 나는 알 수 없어. 그건 어떤 물리적인 실체야. 누군가 다른 사람이 단어를 알아낸 다음 여기로 와야 해. 너와 일직선이 아이스를 뚫고 중심부를 혼란에 빠뜨리는 그 순간에 맞춰서."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그때부터 나는 존재하지 않아. 소멸하는 거야."
"나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군." 케이스가 말했다.
"그렇겠지. 하지만 너도 조심해야 해, 케이스. 나의, 음......또 다른 쪽 두뇌가 우리를 알아챈 것 같아. 불타는 가시덤불은 다 똑같아 보인다고. 게다가 아미티지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무슨 뜻이지?"
판자로 이루어진 방이 열 몇 개의 불가사의한 각도로 접힌 다음, 종이 학처럼 공중제비를 돌며 사이버스페이스 속으로 사라졌다.
......
윈터뮤트의 또 다른 한쪽인 뉴로맨서와의 대면
"네가 누군지 알아." 케이스가 말했다.
린다가 그의 옆에 섰다. 소년은 음정이 높은 음악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넌 몰라."
"네가 그 나머지 AI야. 리오 쪽. 네가 윈터뮤트를 막으려고 했던 거야. 이름이 뭐지? 네 튜링 코드. 뭐지?"
소년이 물속에서 물구나무를 선 다음 소리내어 웃었다. 그가 손으로 걸어서 물 밖으로 나갔다. 그의 눈은 리비에라와 같았지만 악의는 보이지 않았다.
"악마를 소환하려면 이름을 알아야 해. 옛날엔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의미로 그래야 해. 넌 그 사실을 알고 있어, 케이스. 네가 하는 일은 프로그램의 이름을 알아내는 거지. 기다란 공식 명칭, 소유주가 숨기려고 애쓰는 이름. 진짜 이름을......"
"튜링 코드는 네 이름이 아니로군."
소년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뉴로맨서(Neuromancer). 사자(死者)의 땅으로 가는 좁은 통로. 너희들이 지금 있는 곳 말이야, 친구. 내 여주인 마리 프랑스가 이 길을 준비했지만, 그녀의 주인이 목을 졸라 죽이는 바람에 나는 그녀가 세워 놓은 예정을 읽지 못했어. 뉴로(Neuro)는 신경, 은빛 길을 뜻 해. 로맨서(Romancer)는 마술사(Necromancer). 나는 죽은 자들을 불러내지.하지만 아니야, 친구."
소년이 춤추듯 움직이자 갈색 발이 모래 위에 자국을 남겼다.
"내가 바로 사자이자 그들의 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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