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일 금요일

[상상] 인간의 본질

우연히 유튜브에서 게임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는데, 제목은 SOMA.
지구가 소행성과의 충돌로 인간들이 모두 전멸한 가운데, 인간의 의식을 디지털로 보관하던 연구의 성과로 지구에 남은 건, 일부 인간들의 의식과 이를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만들어진 로봇. 마지막에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기 위한 지구 엑소더스...


이 영상을 보면서, 예전에 이현세님의 만화 아마겟돈이 떠 올랐다.
그 만화의 줄거리는 생각나지 않는데(ㅠ.ㅠ), 흥미로운 가설을 전제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던 기억은 난다.
지적 존재가 우주의 여러 행성에 실험적으로 생명을 배양하고 그 생명체들이 행성에서 어떻게 생존해 나가는지 관찰하고 있는데, 지구에서는 공룡과 인간이 그 실험적인 생명체의 대표적인 예라고...


개인적으로는, 일부의 인간들이 강력하게 믿는 "영혼"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인데, 한편으로는 영혼이 존재한다는 증거들이 있어서 참 곤란해하곤 한다.
물론 "영혼"이 있다는 것을 반박할만한 증거는 더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마치 빛이 파동이냐 입자냐의 논쟁과도 유사해 보인다.)

만약 위에서 소개한 SOMA와 비슷한 예를 들어서 인간의 영혼에 대해서 설명하면 어떨까?
가령 진보한 지적 존재가 자신들의 의식을 우주에 퍼뜨려 나가던 중에, 지구에서는 인간이라는 종에게 심어진 것이 현재의 인간들을 만들어 냈다고.

인간이 본래 타고난 본성과 신체적인 제약의 문제로 인해서, 심어진 의식들은 꽤 많이 방해를 받거나 100% 발현할 수 없는데, 간혹 돌연변이처럼 인체의 제약을 풀어낸 인간들이 나타나면서 과학 기술들이 급격한 발전을 하게 되었다고.

일부의 인간들은 이 의식들의 힘에 이끌려 자신을 각성시키는 수행법을 찾기 위해 고된 수행을 하지만, 이를 해낸 인간은 극소수이며, 오히려 실패하여 비참한 결과를 맞는 경우가 많아 대대적인 의식의 각성은 억제되고 있다.

인간들이 어렴풋이 느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은, 이처럼 인간의 신체와 의식이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잘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상태와 비슷한 것.

한편, 신체의 주인인 인간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의식들은 오히려 연가시와 같은 기생충이며, 인간들의 일평생을 지배하고 노예처럼 부리는 악질적인 존재이다.
이 의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유일하게 인간 자신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며,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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