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우리 사회에서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이지만 널리 퍼지고 있다.
나 또한 기존의 고지식함을 버리지도 못했고,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만큼 내 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대다수의 의견을 따라가고 있었다.
언젠가 친구들과 동성애에 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데, 친구들의 의견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니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 정도였다.
친구들에 비해 더 고지식했던 나는, 그들의 자녀가 동성애자라면 어찌 하겠느냐는, 짖궂은 질문을 했지만, "치료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치료"한다는 의미 자체가 당사자들에게는 매우 결례이고 부적절한 단어임을 알게 되었다. 이는 마치 "엑스맨"이라는 영화에서 돌연변이 치료에 관한 논쟁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이런 토론(?) 후에, 집중적이지는 않지만 간간이 접하게 되는 관련된 뉴스나 이슈들에 대해 조금은 더 관심을 가져 보았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본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정확한 성(性)의 구별이 어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건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의학적인 기준으로도 그렇다는 것인데, 성염색체의 이상, 성기의 존재나 발달 상태, 성호르몬의 이상 등으로 남녀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사람들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생각, 성(性)에 대한 사회적 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기에(치료가 가능은 한 것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알기도 어렵다고 한다.
더불어 각 사회는 성(性)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있는데, 이들은 남자 혹은 여자의 둘 중 하나가 되어야만 하기에 반강제로 자신의 성향과는 다른 성역할을 맡아야만 하기도 한다.
일단, 이런 현실에 대해 인식을 하고 받아들이게 되니, 앞서의 동성애에 대한 문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그 무엇보다 인간을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더 유연하게 성적인 구분도 연속적일 수 있으며 따라서 남성적인, 중석적인, 여성적인 등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누군가에게 "성(性)적 편향성"을 묻는 것 자체가 "정치적 편향성"을 묻는 것보다 더 결례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에서는 많은 장벽들이 존재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서양에서는 엄격한 종교의 잣대들이 이중적이거나 모호한 성에 대해 인정하기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이며, 동양에서는 전통적인 유교적 남녀의 구별이 이를 가로 막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남성"이 지게되는 "국방의 의무"로 인해서, 이와 같은 까다로운 문제의 논의가 더욱 어려워진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조금 더 용기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고, 조금 더 많은 사건들을 겪고 나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겠는가.
P.S.
어째서 조물주는 이런 조화를 부렸을까?
자연의 모든 생명을 암과 수로 나누었으면서, 어째서 인간도 모두 암과 수로 나누지 않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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