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는 고민의 일부가 풀려서 시원하기도 했지만, 풀어야 할 고민이 더 많아졌다는 문제가 생겨버렸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 - 사실은 강박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었지만 -이 아주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었던 것 같고, '착하다, 선하다, 선행'의 의미에 타인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었다. (적어도 나에겐)
하지만, 이러한 내포적 의미의 착함, 선행은 그 단어 자체가 모순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선(善)의 가치 판단은 사람/시간/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며, 따라서 그 행위의 수혜자만이 그것이 선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善)의 행위자의 판단과 수혜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에, 행위의 의도와 결과가 달라지곤 한다.
간혹 선행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봉사 활동을 하는 경우들도, 정작 봉사를 받는 사람들에겐 필요하지 않은 일들이어서, 봉사 활동을 한 이들의 자기 만족을 위한 게 아니었나 싶은 경우들도 허다해 보인다. (선거철 정치인들의 봉사활동 쇼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차라리,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푼다는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으로 행한다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다.
이럴진데, 타인에 대한 선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외면하기 보다는, 모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이기적인 선"을 자신에게 베푸는 것이야 말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 물론 이기적인 선이 타인에게 끼칠 영향을 고려해야 겠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생각에 '내가 피해를 감수한다'가 아니라 '쌍방에게 공평하다'는 판단의 수준이라면 적당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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