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2일 월요일

"나"를 없애는 방법?

오래 전에 포스팅했던 글에서 "나"라는 것이 인식인지 의식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던 적이 있다. (http://re-unify.blogspot.kr/2013/02/blog-post.html)

그 동안에도 여러가지 비슷한 생각의 거치다보니, 다분히 종교적인 측면에서의 비교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본질적인 "나"가 존재하는 것이고, 육체를 넘어서는 "나"는 생을 넘어서까지도 변하지 않기에,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진아(眞我, 아트만)와 윤회 사상을 가르치는 힌두교적인 관점에 가깝다.

반면에 무상무아(無常無我)를 설파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자면, "나"라는 것은 한낱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보아야 할 것이다.

(불교에도 윤회 사상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지만, 이건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교의 사상과는 전혀 별개라 생각한다. 자세히 공부하고자 하면 이에 대한 진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의문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여러가지 경우에 대입을 해 보았더니,지금까지는 진아(眞我) 보다는 무아(無我)가 더 타당하지 않은가 싶다.


이렇게 생각이 든다면,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나"를 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나"를 버릴 것인가?

**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고민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 과정의 사유나 논리들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따라서 어떤 명쾌한 결론을 구하지 말라.


"나"를 버리기 위해서는 "나"라는 의식을 가지게 된 과정을 유추하고, 그 과정을 역으로 밟아가던가, 그 과정에서 세워 둔 하나 하나의 벽돌(?)들이 헛된 것임을 깨닫고 허물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쩌면 불가능할지 모르는 내 삶의 과거로의 회귀, 그것도 모든 나의 의식의 벽돌에 해당하는 과정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심지어는 표면의 의식 뿐이 아닌 무의식의 벽돌까지 찾아낼 회귀가 필요하기에 더더욱 불가능에 가까울 수 밖에 없다.

목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첫발은 언제나 단순하다.

가장 최근의 의식의 벽돌 '하나'만이라도 찾아내면 된다.

아마도 오래된 의식의 벽돌은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중간에 빠지는 벽돌이 무수히 많을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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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상적이긴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간들이 "나"라는 의식을 만들었던 이유가 타인과 구별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내가 타인과 구별되지 않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 아닐까.
혹은 근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두려운 존재들 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 해서 거리를 두기 위해서 구별을 했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나"라는 유일함이 사라지는 두려움, 혹은 타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면 우리 인간들은 자연스럽게 "나"라는 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움이 "나"를 만들었으며, "나"로부터 벗어난 자야말로 진정 용기있는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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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7일 수요일

잘 되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잘 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쉽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공석이 된 대통령직의 보궐선거가 치루어졌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셨다.

사회가 다변화 되고, 국민들의 욕구와 바램도 또한 다양해졌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후보들이 선거에 출마를 했지만, 누구 하나 나의 마음과 같은 후보는 없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국민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생각과 가장 많이 비슷한 후부에게 투표하거나, 생각이 아주 다른 후보만은 피해서 투표했을지도 모르겠다.


문득, 지난 9년(?)의 두 정권에 대한 느낌과 10년을 뛰어넘어 다시 이어지는 진보(?) 정권에 대한 느낌이 교차했다.
MB와 503(탄핵 후에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503번 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하해서 표현할 때 503호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누군가에게는 아픈 일일 수도 있지만...너무 긴 호칭보다 503호가 간결하고 쓰기에 편한 건 사실이다.)의 정권이 보여준 실적이나 결과물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경제 성장률은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게 내려가고, 출산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청년층의 실업률은 회복되지 못하고, 빈부의 격차는 최악의 수준이다.
엎친데 덮친걸까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내외의 악재들로 여기 저기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의 고통이 전체 국민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구제역, 태풍, 메르스, AI, 세월호)

이 모든 것을 지난 MB와 503호 정권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대부분의 재난이나 흐름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거니와 모범 답안이 없는 문제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정부의 대응이 잘 되었더라면 피해의 규모나 정도는 줄일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아마도 새로운 정부라고 이런 문제들을 능수능란하게 해결할 수는 없으리라고 본다.
단지, 좀 완화만 시킬 수 있어도 잘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흔히 조직에서 하는 말로,
"너를 잘되게 하지는 못해도, 잘 되지 못하게 막을 수는 있다."는 말이 있다.
보통은 중간 관리자 정도 되는 사람들이, 악에 받치게 되면 쓰게 되는 말이다.
사실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매우 섬찟한 상황이다.

일이 잘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공을 많이 들여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또 주변에서의 도움도 있어야 한다.
그나마 주변에서 도움은 주지 못하더라도, 딴지 걸지만 않아도 감사한게 현실이다.

열심히 하려는 사람, 일을 성사시키려는 사람의 옆에서 딴지만 걸어도 그들의 성공을 한참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다.


어쩐지 MB와 503호는 대한민국이 하는 일에 딴지를 걸었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들 자신은 딴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랬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새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은 모쪼록 대한민국이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
하지만 제 아무리 대통령의 권력이 막강하다 해도 일을 성사시키는 것에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더욱이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 잘사는 나라, 공정한 나라가 되는 그런 일은 정말 많이 힘든 일이다. 이런 일은 모두가 힘을 모아 일심동체가 되어도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삐끗해서 딴 마음을 가지거나 딴지를 건다면 대한민국은 곤두박질을 치게 될 것이다.

잘되게 하기는 매우 어려우니 모두가 힘을 모아야 겨우 겨우 되겠지만,
극히 소수의 몇몇만 딴 마음을 가지고 작정한다면 잘 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테니까.

성공의 길은 좁고, 멸망의 길은 넓은 것이 바로 이같은 이유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