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할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개를 무척 좋아하는데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
소위 반려견으로 인한 문제의 해결사로 방송에 자주 출연을 했던 이x종 소장이라는 분은, 문제 행동의 반려견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주어 행동을 자제하도록 훈련을 하는 방식을 주로 취했었다. 이 과정에서 쇠로 된 목줄을 강하게 다루어서 때때로 잔인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서 강x욱 이라는 분은 반려견의 문제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그걸 파악해서 원인을 제거하자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전자의 방법은, 반려견을 훈련시켜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개조(?)시키는 것이었고, 후자의 방법은, 견주의 행동 양식이나 환경을 반려견에 적합하도록 바꾸는 것이었다.
후자의 방법은 어찌보면 주객이 전도된 듯이 보일 수도 있으며, 시간이나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지만, 여러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 방법이 반려견에게 더 좋은 방법이고, 반려견이 더 행복해지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쯤 되면, 후자를 택한 강x욱이나 그걸 호응하는 반려견주들이 매우 인정이 넘치고, 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그건 혹시나 견주들의 이기적인 목적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그 이기적 목적이란 것은, 반려견의 행복한 모습, 즐거워하는 모습, 그래서 견주를 따르고 견주를 사랑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며, 그것도 반려견 스스로의 의지로 그러기를 바라는...
대체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이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약간 빗나간 듯이 보일수도 있으나, 적절한 예가 있다.
일본의 영화 가운데 완전한 사육이라는 영화가 있다.
대략의 줄거리는, 어떤 남성이 마음속으로 흠모하던 젊은 여성을 납치해서 자신의 집에 감금하고 때에 맞춰 식사를 주며 함께 사는 것이다.
그 영화를 제대로 다 봤는지 어쨌는지 결론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남성의 마음이 견주들의 마음과 어딘지 많이 닮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좋아하지만, 나만을 위해 항상 곁에 있어주지는 않을 여성을, 어떻게든 마음을 돌려놓아 자신을 좋아하도록 만들려는...
아마도 그 남성의 최종 목적은, 그 여성이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해 주기를 바랬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런 마음이 생길 때까지만 강제로 구속하고 감금하기.
+--------------------------------------
동물애호가들이나 유기견을 구조하고 보살피는 분들의 마음은 다르리라 생각한다.
이런 분들은 동정심, 자비,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연민 등이 먼저일거라 생각한다.
------------------------------------------+
그저 일반적인 애견인들 중 다수는, 내 반려견이 나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것, 나와 함께 있어 즐겁고 기뻐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듯 하다.
그런 마음의 기저에는, 자기의 행복을 타인(반려견)을 통해서 채우려는 욕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스스로 기뻐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해서, 자신의 외부에서 찾는 것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은 이것 또한 자신의 행복을 위한 고도의, 그리고 겉보기에는 꽤 점잖아 보이는, 하나의 전략에 지나지 않지 않겠는가?
견주들이 자신도 이런 부류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반려견이 견주를 신뢰하지 못하고,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일 때 어떤 마음이 생기는지를 확인함으로써 가능하다.
일종의 배신감, 미움, 화, 슬픔 등이 생긴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런 견주들은 반려견을 은연중에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이 얘기의 주인공은 나다. 그리고 대부분 내 경험과 내 마음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그리고 지금 그것들을 반성하는 것은 아니다. 반성한다고 없어지지 않을 걸 안다. 단지, 내 마음이 불편해질 때, 왜 그런지 알면 조금은 마음 다스리기가 쉬워진다. 오랫동안 지내던 반려견이 얼마전에 죽었다. 아마 그 때의 슬픔도 어쩌면 같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나를 즐겁게 해 줄 댕댕이가 없구나 하는 이기적 마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