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코맥 매카시 (Cormac McCarthy)
역자 : 임재서
출판사 : 사피엔스21
국내에서는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원작의 소설.
나도 영화를 먼저 본 후, 한참이 지나서 원작이 있음을 알았고, 또 한참이 지나서 책으로 읽게 되었다.
원작은 2005년 발표, 영화는 2008년 개봉.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영화 개봉 당시에는 매우 잘 만든 영화라는 호평이 자자했는데, 생각보다 그닥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 또한 수입 배급사의 과장 홍보 때문이었을까?
하비에르 바르뎀, 토미 리 존스 등 주연급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감독은 코엔 형제.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간의 긴장감, 그리고 이들의 뒤를 한 발 늦게 따라가며 수사하는 보안관의 절망감.
안톤 쉬거의 냉혈함이 주는 섬뜩함.
모스의 능숙함과 영리함, 그러나 쪽기는 자로서의 긴장감.
벨 보안관의 절망감.
소설을 읽어 보면, 코엔 형제가 왜 뛰어난 감독인지를 알 수 있다.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인지, 영화를 소설로 펴 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
작품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작품의 배경과 소재가 우리에겐 그다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의 가치는 세밀한 묘사에 있다.
하지만 나로써는 글자만으로 상상해내기 어려운 장면의 묘사들이 많았기에, 코엔 형제의 재현에 감탄을 했으며, 원작만을 보았다면 많은 부분이 어렵게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벨 보안관의 독백과 같은 생각들은, 이 책이 단순한 액션 스릴러가 아님을 보여준다.
책의 일부를 스캔해서 올려 두는 것이 저작권법에 위배 될 수도 있지만, 이 책의 느낌을 활자화된 상태로 보여주는 것이 제일 적절하다 생각했다.
매우 제한된 양이기에 양해를 구하는 바이며, 문제가 될 시에는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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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공공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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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유래가 된 싯구의 소개. 예이츠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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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 이 부분은 벨 보안관의 얘기이며 이 책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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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이 책의 재미있는 주석. 핏자국 주석. |
노쇠한 보안관 벨은 점점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을 버거워하며 한탄을 한다.
그리고 전쟁 영웅으로 훈장을 받았던 일의 뒤에 숨겨진 진실로 자책을 한다.
책의 말미는 조금 의아한데, 영화화 되지 않은 부분들이 벨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책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인물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서 당혹하게 만들며, 구체적 설명이 없었던 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을 하는 부분 등이 나온다.
연작 소설의 한 부분만을 떼어낸 듯이 참으로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며, 역자의 주석이 없었다면 내내 궁금했을 것이어서 아쉬움도 있다.
흔히들 노인들이 젊은 세대를 보며 한탄하는 일은 로마시대부터 줄곧 이어진 일이라고 치부한다.
한편으로는 세상은 결국 돌고 도는 것이라며, 지금 일어난 일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위안으로 삼는다.
과연 노인들의 경고는 그저 꼰대스러운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벨 보안관의 한탄처럼 세상은 점점 나락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